01 / ABOUT TH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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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을 빼곡히 채운 손글씨 메뉴판을 둘러보며 병맥주와 안주를 고르는 시간은 대중 선술집 특유의 즐거움이다. 히가시칸다에 자리한 Sawaraya에서는 먼저 삿포로 라거 맥주 아카보시 대병을 주문해,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며 첫 안주를 고르는 방식이 자연스럽다. 손쉽게 손이 가는 에다마메나 산뜻하게 즐기기 좋은 전갱이 다다키, 살오징어회 같은 신선한 생선 소반이 마련되어 있고, 시타마치 풍의 짭조름한 곤약 조림 오토시와 함께 술잔이 절로 비워진다.
조금 더 차분히 잔을 기울이고 싶다면 다양하게 갖춘 사케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 깔끔한 뒷맛이 돋보이는 드라이한 하츠마고 마키리나 묵직한 감칠맛의 가리호 같은 1홉 병에 담긴 준마이슈를 고르고, 양념이나 소금으로 구워내는 오리 츠쿠네나 짭조름한 닭꼬치를 곁들이면 소박하고 깊은 술자리가 이어진다. 감자샐러드나 파 누타, 닭튀김처럼 꾸밈없는 안주를 조금씩 더해가며 보내는 저녁 시간은 일상의 번잡함을 가만히 잊게 해 준다.
저녁 술자리뿐 아니라 평일 점심시간에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점도 Sawaraya의 매력이다. 주문과 동시에 구워내는 고등어 소금구이 정식은 큼직하고 기름 오른 고등어를 중심으로 고봉밥과 우엉 조림 소반, 미역과 두부를 넣은 장국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그 밖에도 달콤한 양념의 돼지등심구이나 큼직한 굴튀김, 가츠니 등 다양한 정식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점심 식사를 든든히 챙기기에도 든든한 밥집이다.
백목 카운터와 다다미 좌식 테이블, 장인의 조각이 새겨진 천장 등 쇼와 시대의 정취가 짙게 밴 널찍한 공간은 혼자 조용히 잔을 기울이고 싶은 밤에도, 퇴근길에 누군가와 마주 앉아 식사하는 시간에도 편안하게 어우러진다.







